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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예산, ‘배분’하지 말고 ‘쟁취’하세요

  • 작성자 사진: 그팀장
    그팀장
  • 6시간 전
  • 4분 분량

💡이 블로그는 디지오션 에디터의 관점과 경험을 담아 직접 작성한 글이에요. 편집/퇴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생성 AI의 도움을 받았어요!


저의 글을 꾸준히 읽어와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의 2025년은 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이었습니다. 1년 동안 무려 15개의 이벤트를 소화했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마케팅’을 보는 제 관점도 달라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예산’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보통 연말이면 늘 다음 해 예산안을 수립하라는 지시를 받죠. 저도 연말 휴가를 떠나기 직전까지 2026년 예산안을 붙들고 씨름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무언가를 깨달았고,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케팅 예산, 받는 것 vs. 쟁취하는 것?


지난 몇 년간, 연초가 되면 상사로부터 제가 쓸 수 있는 예산이 얼마인지를 전달 받았습니다. 이미 윗선에서 부서간 논의가 끝난 액수가 하달되는 것인데요. 그럼 저는 그 안에서 분기별로 어떤 채널 혹은 캠페인에 투자할지 계획을 세우는 방식이었죠.


이런 탑다운 방식(Top-down)은 ‘돈이 이만큼 있으니 뭘 할까?’에 초점을 둡니다. 보통 연초에 예산을 확정하면 성과가 나빠도 예산을 소진하는데 급급하거나, 반대로 성과가 좋아도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분기별 성과 측정은 했지만, 상황에 따라 계획과 비용을 조정하기보다는 주어진 예산을 잘 쓰는 데 치중했던 것 같아요. 성과가 조금 안 나와도 계획대로 집행했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있었죠. 분기마다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보고해서 승인받는 번거로운 과정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고요.


그런데 작년에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예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마케팅 ‘비용’에서 ‘투자’로


한 이벤트를 통해 만난 기업이 계약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새롭게 출시한 솔루션의 가장 큰 신규 고객사가 되었어요. 이 외에도 이벤트를 통해 여러 건의 계약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요. 마케팅이 직접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감사하고 뿌듯했던 작년 12월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감사하고 뿌듯했던 작년 12월

물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큰 고객사를 만난 데는 약간의 운도 따랐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거기서 멈추지 않기 위해 무엇이 결과의 차이를 만들었는지를 집요하게 역추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케이스를 계속 다시 만들어내고 싶었거든요.


✅ 타겟에 집중한 이벤트 선택

네오클라우드 회사의 CTO급 인사들이 스피커로 참여하는 행사를 전략적으로 골랐어요. 특히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장소의 상징성 덕분에 C-레벨 임원진을 위한 크루즈 디너 같은 특별한 네트워킹 기회도 얻을 수 있었죠.


✅ 부스보다는 ‘스피킹’ 세션 (사고 리더십)

부스 규모는 작았지만, 업계 유명 CTO들과 함께 우리 CTO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세션에 공을 들였어요. 이 '사고 리더십' 콘텐츠가 보도 자료로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이 우리를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 철저한 최적화

행사 전에는 아웃바운드로 미팅을 최대한 확보하고, 현장에서는 모든 방문객과 깊이 있게 대화하며 데모를 보여드렸어요. 무엇보다 행사가 끝난 직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던 고객들에게 바로 연락해 계약 기회로 이어지는지 끈질기게 추적하고 회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저는 매 이벤트마다 이런 원칙들을 반복하며 개선해 왔습니다. 비슷한 타겟이 모이는 이벤트를 발굴하고, 스피킹 세션에 집중하고, 부스 디자인부터 메시지, 현장 운영까지 '그냥 하던 대로'가 아닌 매번 최적화된 접근을 시도했어요. 그리고 반드시 회고를 통해 잘한 것과 개선할 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랐어요.


"앞으로도 비슷한 종류의 이벤트에 더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닐까?"



가설 세우고, 성과로 검증하기


그래서 이번에는 예산을 접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봤습니다. 예산에 계획을 끼워 맞추는 대신, 올해 성과의 2배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먼저 정의했어요.


접근 방식을 바꾸면서 스스로에게 세운 원칙은 세 가지였어요.


1️⃣ 활동 먼저, 예산은 나중에: 목표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을 먼저 리스트업하고, 그다음 여기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산정했어요.


2️⃣ 분기별 성과 검증: 매출이 따라오는지 지켜보며 다음 단계의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로 설정했어요. 매출 신호가 좋으면 예산을 풀 액셀로 밟고, 미진하면 스케일 다운하는 방식이죠.


3️⃣ 유연한 궤도 수정: 시장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데 1년 치 계획을 고수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분기별로 성과를 평가하고, 효과가 있었던 활동은 강화하고 그렇지 않은 항목은 정리합니다. 다음 분기 예산과 테스트 범위도 그에 맞춰 재조정 하고요.


결국 마케팅을 ‘지출’이 아닌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건데요. 성과가 나올 때만 예산을 쓰겠다는 전제를 두고 접근한 거죠.


그럼 성과는 어떻게 측정할까요?


저는 분기별로 계획한 활동이 만들어낸 파이프라인(계약 기회)을 추적합니다. 1분기 활동이 예상보다 파이프라인을 덜 만들어냈다면, 2분기에는 과감히 방향을 틀 수 있어요. 반대로 효과가 좋다면 자신 있게 추가 예산을 요청할 수 있고요.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하더라도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남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운영 관점에서 보면, 구조는 단순합니다. 


  • 1단계: 일단 최선의 가설로 시작한다

  • 2단계: 파이프라인(계약 기회)이 생성되는지, 계약 성사로 이어지는지 집요하게 관찰한다

  • 3단계: 신호가 좋으면 '풀 액셀'을 밟고, 미진하면 '스케일 다운'한다


이 과정을 통해 경영진이나 상사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하더라도 회사의 리소스를 낭비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줄 수 있으니까요. 



한계를 없애니 보이기 시작한 것들


신기하게도 ‘예산이라는 상한선’을 지우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예산이 이 정도니까 이벤트는 N개 정도 가능하겠네'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묻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예전엔 생각치 못했던 활동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더라고요.


마케팅 예산
출처: Getty


💡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

새롭게 확보한 고객사와 함께 소규모 행사를 열어 더 깊은 관계를 맺어보려 해요. 고객이 직접 우리 제품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만큼 강력한 마케팅은 없으니까요.


💡 커뮤니티와 밋업 주최

실리콘밸리 본사의 강점을 살려 AI 분야의 작은 커뮤니티나 밋업을 저희 오피스에서 직접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 콘텐츠 다각화

단순히 이벤트 세션 참여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을 사고 리더십 콘텐츠로 가공해 SEO 노출이나 웹 트래픽 증가, 웨비나 등 부가적인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한 번의 투자로 여러 채널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니까요. 


이 아이디어들을 모두 실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분기마다 성과를 보면서 결정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일하기 시작하니까 계획에 한계를 두지 않고 일하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더라구요. 새로운 활동을 계속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올해 목표는 ‘예산 0원 남기기’입니다


작년의 저는 마케팅 예산을 잘 배분하는 마케터였습니다. 올해는 예산을 쟁취하는 마케터가 되려고 합니다.


예산을 쟁취한다는 건, 성과로 증명한다는 의미입니다. 1분기 성과가 좋으면 2분기 예산을 받고, 2분기 성과가 좋으면 3분기 예산을 받는 식이죠. 결국, 올해 세운 모든 계획을 실행하고 예산을 0원 남기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이 방식이 모든 회사, 모든 마케터에게 맞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리고 마케팅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님은 올해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계신가요? 올해 원하시는 성과를 거두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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